커리어에 대한 고민과 이직 - 무엇을 하였는가
한국에서 노력하는 것만으로, 세상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고민과는 별개로 행동을 하기로 했다.
"일단 지원을 했다. 많이 했다. 헤드헌터에게도 적극적으로 응대했다. 시기가 좋았는지 해외 기업의 리쿠르터들에게도 많은 연락이 왔다. 지역도 가리지 않았다."
항상 면접을 보면서 커리어에 대한 고민도 정리하고, 많이 배우는 것 같다.
지원했던 회사 일부를 정리해보면,
Amazon Robotics는 서류도 통과하지 못했고 (사실 내 연차에 비자까지 지원하면서 미국 채용을 하게 만들기는 어렵다고 생각하긴 했다.)
Woven by Toyota(토요타의 자율주행 자회사)는 ADAS/자율주행 분야로 면접 일정을 잡는 중 TO가 모두 날아가면 모든 진행이 정지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관세 전쟁 선포 직후...)
Applied Intuition Korea는 시뮬레이션 회사로 스타트업이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크다. 스타트업 경험이 있으면서 자율주행 관련 support를 해야하는 Post-sales 포지션을 제안 받아서 면접을 봤다. 최종 면접까지 갔지만, 공식 업무 외로 인원이 부족해서 결국 영업분야까지 다루어야 한다는 얘기를 마지막 면접에서 하셨다. 내가 생각하던 역할과 달랐던거 같고 면접을 보신 분도 그렇게 생각하신 듯 하다. 사실, 기술과 너무 무관한 직무를 하기에는 아무런 경험이 없어서 붙어도 고사했을 것 같다. 근데 개인적으로 그런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다는 점을 JD에 언급했어도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있다. 일하시는 분들은 훌륭한 경력을 지닌 것처럼 보인다.
Shield AI 커리어 패스와는 분야가 조금 다른, 국방 분야 항공 자율주행 시뮬레이션 플랫폼 기업이지만, 미래가 기대되고 최근 전쟁의 양상을 보았을 때, 항공(드론)의 역할이 커져갈 것 같다. 국내 사업을 위한 Field Engineer 포지션을 구하고 있었고 요구하는 연차가 조금 높았지만 미국 본사 HR에서 콜드메일이 와서 지원했다. 기술 면접과 코딩 테스트가 있었다.
Seoul Robotics는 국내 기업이지만, 외국인 비율이 많고 내부에서 영어를 공식 언어로 사용한다는 점이 특이한데, 예전에는 라이다 기반 자율주행을 목표로 하다가 몇년 전에 라이다 인식 인프라로 피봇팅하여 Control Tower를 통한 일종의 자율 주차 (한정된 공간에서의 자율주행)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에 Tesla는 생산된 자동차를 자율주행으로 선박으로 싣는다는 기사를 보고 그런 생각을 했다. 이 분야에서 Tesla를 이기거나 Tesla가 넘어오지 않거나 못하게 기술적 해자를 쌓을 수 있는 회사는 어디인가.. 또는 완성차 업체의 자체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된다면 이런 부분자율주행 기업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끝까지 공생할 수 있을 것인가.
Stradvision 카메라를 사용하는 주변 환경 인지 솔루션을 개발한다. 경쟁사는 모빌아이로 잡은 듯하다. 그래서 대부분의 직무는 3D perception으로 채용하는데, 자사 제품의 가능성?실용성?을 입증하기 위한 ADAS를 개발하는 직무였다. 최종 면접까지 갔지만, 내가 지향하는 바와 회사의 방향이 일치하지는 않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KC-ML2, KC 그룹의 연구 개발 조직인데 로봇 Navigation 분야 경력직을 찾고 계신 것 같았다. 순수 연구 조직이라 관심이 많았으나... 이번 이직에서 로보틱스로 가는게 조금 저어되어서 커피챗 이후에 지원을 철회했다. 전문연구요원이였다면 합류하고 싶었을 것 같다. 재밌는 연구를 실적 압박없이 하고 있는 것 같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컨택하면 좋을 것 같다.
42dot 전문연구요원을 시작할 때 최종 면접에서 탈락을, 전문연 이직할 때 회사가 징계를 받아 채용 과정 중단을 당하고, 전역 후에는 HR에서 재지원을 해보라고 해서 또 지원했다. 그 사이에 스타트업에서 현대자동차의 SDV 담당하는 자회사가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Tesla의 모델을 열심히 따라가려는 회사처럼 보여서 미래와는 별개로 긍정적으로 본다. 코딩 테스트는 잘 통과했으나 1대1 기술면접에서 면접관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했던 것 같다. 잘은 모르겠지만, 다른 회사와는 면접에서 요구하는게 조금 다른거 같기도 하다.
라이드플럭스 제주도를 기반으로 완전 자율주행을 목표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회사다. 회사는 제주도에도 있고, 서울에도 있다. 여러 실증사업을 하는 것으로 보아 기술력은 좋아보였는데, 솔직히 말하면 매출에서 지속가능성이 의심되었다. 하지만 내부 평가가 워낙 좋고, 개발을 하기에는 좋은 회사라고 생각해서 지원했다.
HLKlemove 예전 만도에서 분리된 ADAS 자회사였다. 예전에는 전문연구요원 편입 시기에 지원했던 만도의 부서였고, 만도에는 합격했으나 분사 이슈로 ADAS가 아닌 다른 팀을 배정받으면서 만도도 안가게 되었으니 어찌보면 인연이 깊은 회사였다. 도심로 자율주행 선행기술로 경력지원을 했다. 코딩 테스트는 없었고 화상 기술 면접과 대면 면접이 있었다. 트렌드와 다르게 면접 안내로 정장을 입으라고 했다.
자세한 감상과 과정은 다른 글로 써 두었으니 참고를 원하시면...
사실, 가장 관심이 있었던 회사는 Tesla였지만 현재 채용은 Autonomy에서는 ML Engineer만 뽑는 것으로 보아 내부적으로 알고리즘을 다 학습 기반으로 넘어가고 있거나 이미 넘어간 것 같다. 대단한 회사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나도 ML로 커리어를 개발해야 겠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따라잡아야 영향력 있는 기여도 할 수 있을텐데 갈 길이 멀다.
추가로, 이번 이직에서는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 중 하나를 회사의 매출로 삼았다. 매출이 높은 회사는 안정성이 높을 것이고,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하며, 수행하는 프로젝트의 영향력도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혼자 자율주행의 모든 분야를 개발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나는 나의 일을 잘하고 다른 구성원은 그들의 일을 잘 수행하는 회사를 찾아서 내 업무에 집중하고 싶었다.